B R U N E I
풍요로운 술탄의 나라,
브루나이
세계지도를 펴고 브루나이를 한 번에 찾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이 자그마한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선진국 중 하나라는 사실도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야기이다.
이슬람 문화와 고유의 전통 그리고 어마어마한 부가 빚어낸 풍요로운 술탄의 나라, 브루나이를 소개한다.
브루나이. 다소 익숙하지 않은 이름의 이 나라는 생각보다 멀지 않은 남중국해에 있는 이슬람 국가다. 우리나라 경기도의 절반 정도 크기에 인구도 45만여 명에 불과한 이 작은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선진국 중 하나로 손꼽힌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말레이시아의 일부가 되어 버릴수도 있었던 이 나라의 운명을 바꾼 것은 유전(油田)이었다. 유전개발을 통해 얻어진 엄청난 부가 이슬람 문화와 만나고 그 안에 전통의 향기가 덧입혀져 이 작은 나라를 반짝이게 만들었다. 브루나이 다루살람Brunei Darussalam, '평화가 깃든 살기 좋은 땅'이라는 그 이름처럼 브루나이는 그렇게 평화로운 모습으로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휴식과 풍경을 약속한다.
Regalia Museum
왕실 박물관, 로열 레갈리아
로열 레갈리아는 현재 브루나이 국왕인 하사날 볼키아의 즉위 25주년을 기념하여 1992년에 개관한 왕실 박물관이다. 박물관이지만 특이하게 입구에 신발을 벗어놓고 들어간다. 홀 중앙에는 국왕 즉위식 때 사용되었던 황금마차의 모조품이 전시되어 있다. 고급스러운 장식이 가미된 방패들은 왕을 지키는 근위병들처럼 당당한 모습으로 황금마차를 둘러싸고 있고 여기에 색색의 차양막과 황금으로 장식된 예술품들이 어우러져 장대했을 당시 즉위식의 풍경을 짐작케 한다. 촬영은 1층 홀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전시물품을 보기 위해서는 보관함에 카메라를 넣어두어야 한다. 국왕의 즉위식 때 사용된 왕관의 모조품과 왕실의 기품을 느껴볼 수 있으며, 2층으로 올라가면 세계 각국에서 브루나이 국왕에게 수요한 훈장 및 전 세계에서 전해온 귀한 보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흥미를 더한다.
<개관 시간 월~목 09;00~17:00, 금요일 09:00~11:30, 14:30~17:00, 토요일 09:45~17:00. 입장료 무료>
Istana Nurul Iman
세계 최대의 왕궁,
이스타나 누룰 이만
1984년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에 맞추어 지어진 이스타나 왕궁은 금으로 도금된 돔과 1,788개의 방, 564개의 샹들리에와 18개의 엘리베이터 그리고 폴로경기장, 연회장 등의 시설을 갖춘 초호화 건물로서 사람이 거주하는 건물들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이스타나 왕궁은 브루나이 정부청사로 쓰이며 실제로 행정이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평소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단, 이슬람교의 금식 기간인 라마단 이후 하리 라야Hari Raya 축제 기간 중 3일 동안은 국왕의 신년인사를 위해 예외적으로 왕궁을 일반에 개방한다.
국왕과 왕족들은 하리 라야 기간 동안 수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하게 되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기간에 왕에게 인사를 하면 왕이 100만원 상당의 용돈을 준다는 것이다. 이 돈만 해도 한해 600억 원에 달한다고 하니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왕궁의 입구 밖에 볼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는다면 근처의 따만 페르시아란 다무안Taman Persiaran Damuan 공원도 좋은 방향이다. 공원에서도 브루나이 강 너머로 이스타나 왕궁의 모습이 보인다. 무성한 숲 그리고 강과 어우러진 왕궁을 보고, 공원에 있는 아세안 6개국의 특징을 살린 조각상들 사이를 거닐어 보는 것도 운치가 있다.
The Tomb of Sultan Bolkiah
위대한 왕, 술탄 볼키아 묘지
브루나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추앙받는 5대 술탄 볼키아Bolkiah1485-1524년의 묘지이다. 술탄 볼키아 통치 기간에 브루나이는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를 맞이한다. 당시 브루나이는 보르네오 섬 전역을 지배하며, 바다 건너 필리핀 땅까지 영향력을 미쳤다. 술탄 볼키아는 국가 발전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자주 항해를 떠났으며, 훌륭한 선장이라는 뜻의 '낙호다 라감Nakhoda Ragam ' 그리고 노래하는 제독이라는 뜻의 '싱잉 아드미랄Singing Admiral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곤 했다. 위대한 뱃사람이자 투사 그리고 예술가였던 술탄 볼키아는 바다 위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술탄 볼키아는 브루나이의 옛 수도로 알려진 코타 바투Kota Batu땅의 나무가 우거진 숲 한 가운데에서 그의 딸과 아내와 함께 고요히 잠들어 있다.
<입장시간 24시간, 입장료 무료>
Sultan Omar Ali Saifuddin Mosque
순백의 반영,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의 중심에 서있는 순백색의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는 브루나이에서 가장 높은 모스크로 부루나이 시내에 있는 동안 몇 번씩 지나치게 되는 건축물이다. 이 모스크는 현 브루나이 국왕의 아버지인 제 28대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3세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오마르는 브루나이가 영국의 보호 하에 있었던 어려운 시기에 왕위를 계승했고 주변국의 압력과 권유에도 불구 브루나이가 말레이시아의 일부가 되는 것을 막아내며 1984년 브루나이 독립의 토대를 마련한, 모든 부루나이 국민으로부터 추앙을 받는 인물이다.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는 인공호수로 둘러싸여 있다. 호수 위에는 16세기 선박을 본뜬 화려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뒤로 보이는 순백의 간결한 모스크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파란 하늘, 하야 모스크, 기품있는 선박 조형을 그리고 그 반영反影이 호수 위에 나타나는 모습은 브루나이 여행 중 볼 수 있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기억된다. 은은하게 조명이 밝혀지는 밤의 풍경도 아름답고 근사해 브루나이 여행에 신비감을 더한다.
<입장 시간 실외 08:00~20:30 월,화,수,토,일 08:30~12:00, 13:30~15:00, 16:30~17:30 금요일 16:30~17:30. 목요일 및 공휴일 휴무. 입장료 무료>
Jame Asr Hassanal Bolkia Mosque
술탄을 위하여,
자메 아스르 하사날 볼키아 모스크
자메 아스르 하사날 볼키아 모스크는 하사날 볼키아 국왕의 통치 25주년을 기념하여 브루나이에서 가장 크고 웅장하게 지어진 모스크이다. 29대 국왕을 기리기 위해 29개의 금빛 돔으로 지어졌으며 무려 25톤의 황금이 사용되었다. 브루나이의 독립과 함께 국왕이 된 하사날 볼키아는 브루나이의 모든 권한과 실권을 가지고 있다. 유전과 천연가스 개발을 통해 얻어진 엄청난 부로 전 국민 납세의 의무를 없애고,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지원하는등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정문 옆에 있는 별도의 입구를 통해서 모스크 부지 안으로 들어간다.
넓은 부지 주변으로 작은 분수와 야자수가 있는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 모스크 내부로 들어가기 전에 정원의 산책길을 걸으며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황금 모스크의 모습을 눈에 담아보는 것도 좋다. 커다란 돔형식인 모스크 내부의 기도실은 간결하면서도 화려하며 웅장한 느낌이다. 고급스러운 카펫이 깔려있는 바닥, 대리석으로 마감된 벽, 아라베스크 문양이 새겨진 에메랄드 색 천장과 금빛 샹들리에가 경건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빚어낸다.
<입장 시간 월,화,수,토 08:00~12:00, 14:00~15:00, 17:00~18:00 금요일 17:00~18:00 일요일 10:00~12:00, 14:00~15:00, 17:00~18:00. 목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
Kampung Ayer
세계 최대의 수상마을, 깜풍 아이어
반다르스리브가완 남쪽의 브루나이 강을 따라 세계 최대의 수상마을인 깜풍 아이어가 자리하고 있다. 수상가옥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주거형태지만, 브루나이의 깜풍 아이어에는 전통적인 수상가옥과 더불어 국왕의 명령에 의해 현대식 수상가옥단지가 들어서 있는 점이 특별하다. 깜풍 아이어로 가기 위해서는 브루나이강을 따라 설치되어 있는 수많은 제티Jetty 부두 중 한 곳으로 가면 된다. 스피드 보트라 불리는 수상택시는 깜풍 아이어로 가는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운송 수단이다. 수십 대의 스피드 보트가 브루나이 강을 가로지르며 사람들을 나르고 있는 모습은 확실히 시원스럽다. 배 위에서 반다르스리브가완 쪽을 바라보면 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어디가 어디인지 잘 알 수 없었던 반다르스리브가완의 지도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깜풍 아이어 동쪽에 있는 제티에 내리면 한쪽에는 깔끔한 현대식 수상마을이, 다른 한쪽에는 각양각색의 전통수상가옥들이 선명하게 대비되어 펼쳐진다. 나무를 엮어 만든 다리는 각각의 수상가옥들을 촘촘히 연결하고 있다. 물 위에 지어진 것일 뿐이지 수상가옥들에도 현대적인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는 모습이며 학교, 병원, 소방서 등의 시설들도 물 위에 지어져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주민의 상당수는 육지에 직장을 가지고 있으며 스피드 보트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여 강가의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를 타고 직장으로 이동한다고. 이방인에게는 마냥 신기하기만한 삶의 풍경이다.
Tamu Kianggeh
오래된 아침 시장, 따무 키앙계
따무는 '시장'을 의미하는 브루나이어로 따무 키앙계는 '키앙계 강가에 있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역사가 오래된 전통 시장으로 브루나이 강으로 이어지는 키앙계 강가에 위치하고 있다. 시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키앙계 강 위로 난 작은 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곳에도 제티가 있기 때문에 깜풍 아이어에서 배를 타고 오는 것도 좋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브루나이의 전통 주전부리 및 수공예품을 파는 이 소박한 시장은 매일 아침 일찍 열리고 저녁 시간이 되기 전에 문을 닫는다. 아침에 가면 물건을 사러 온 현지인들로 가득 찬 활기 넘치는 시장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브루나이 사람들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중에 하나다. 아침나절의 바쁜 시간이 지나가면 시장은 다소 한산해진다. 오후에 따무 키앙계를 찾는다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거나 신문을 보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여유를 즐기는 상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는 방법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에서 도보 10분>
Gadong Night Market
주전부리 천국, 가동 야시장
따무 키앙계만으로 아쉬움이 남는다면 가동 야시장도 있다. 가동 야시장은 다양한 상점가와 쇼핑몰이 자리하고 있는 브루나이 최대의 번화가인 가동 근처의 광장서 열리는 나이트 마켓으로 이곳에서 브루나이의 시장 투어를 완성할 수 있다. 매일 밤 열리는 이 시장은 퇴근 시간인 오후 5시 경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시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한쪽에는 공산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야채와 과일 등을 파는 식료품 가게들이 있다. 그리고 브루나이의 다양한 주전부리들을 판매하는 먹거리 시장이 가장 크게 형성되어 있다. 야시장의 꽃은 역시 주전부리 탐방이다.
코코넛, 과일주스, 각종 꼬치구이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부담없이 브루나이의 일반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현지인들이 대다수이지만 관광객들도 제법 눈에 띈다. 술을 팔지 않는 브루나이에서는 밤 시간에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데 밤 늦게까지 문을 여는 가동 야시장이 있어 아쉬움을 덜어준다.
<가는 방법 가동 지역에서 도보 10분>
Jerudong Park
브루나이의 디즈니랜드, 제루동 파크
제루동 파크는 놀이공원, 골프장, 폴로 클럽, 승마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대규모 테마 랜드다. 제루동 파크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 놀이공원. 1994년 7월 국왕 하사날 볼키아의 48번째 생일을 맞아 오픈한 이 놀이공원은 롤러코스터와 범퍼카 등 다양한 놀이기구를 갖추고 있어 브루나이의 디즈니랜드로 불린다.
제루동 놀이공원의 하이라이트는 야간에 이루어지는 춤추는 분수 쇼이다. 음악에 맞추어 조명이 변하고, 분수가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은 브루나이 여행에서 가장 황홀한 순간으로 남는다.
<홈페이지 www.jerudongparkplayground.com>
Empire Hotel
7성급 호텔의 위엄, 엠파이어 호텔
세계적으로 7성급으로 인정받는 호텔이 세 군데 정도가 있다. 하나는 두바이에 있는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이고, 다른 한 곳은 아부다비에 있는 에미레이즈 팰리스 호텔Emirates Palace Hotel 그리고 나머지 한 곳이 바로 브루나이에 있는 엠파이어 호텔이다. 사실 호텔의 등급은 5성급까지만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7성급이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5성급 호텔과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엠파이어 호텔 본관인 아트리움에 들어서면 아라베스크 문양이 반짝이는 대리석 바닥, 황금빛 장식으로 치장되어 있는 순백의 기둥들이 만들어내는 웅장함에 압도당한다.
최초에 왕과 브루나이를 방문하는 국빈들을 위해 짓기 시작한 건축물답게 300여 명의 장인들이 세계 각지에서 최고급 자재를 수입하여 6년 간 공을 들여 만들어낸 호텔의 화려함에는 왕실의 위엄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몇 년 전 브루나이에서 APEC이 열렸을 때 참가한 7개국 정상들이 이곳에 머물렀던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