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감성여행

[ 관광지 ] 뻔한 타이완 여행, 아니 아니 아니 되오

THEME FARM TOUR 

뻔한 타이완 여행, 아니 아니 아니 되오

2년 전, 컨딩에서 타이베이까지 타이완을 일주하며 느꼈던 정복감은 부질없는 것이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토의 약 70%가 산악지형인 타이완에서 고작 도시여행을 마치고 다 보았다고 자신했다니. 다시 만난 타이완은 여전히 새로웠고 처음 느낌 그대로 포근했다. 

타이완 레저 농장

타이완의 도시를 벗어나면 전원, 과수원, 산림, 어장, 목장 등 풍부한 자연 생태 경관과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 흥미로운 체험 및 편리한 숙소를 갖춘 농장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자녀들의 환경교육을 위해서도 이만한 적소는 없을 듯. 

 타이완 농장 여행 정보 cafe.naver.com/taiwanfarm

페이니우 목장 Flying Cow Ranch

저 푸른 초원 위에

목장이라니, 왠지 냄새로 고역이지 않을까 싶은 선입견은 목장에 들어서는 순간 와장창 깨져버렸다. 솔직히 털어놓자면,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지금에 와서 알아챌 만큼 후각적인 거부감이 그야말로 전무했다. 

페이니우 목장(飛牛牧場)의 첫인상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내가 뮤직비디오 감독이라면 남진의 <님과 함께> 리메이크 버전은 여기서 찍겠노라고! 미국에서 목장 운영을 배워 온 사장 부부가 운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소 12마리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120헥타르가 넘는 대규모 초원에 30~40마리의 소와 염소, 양, 오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사는 타이완 최대 규모의 레저 농장이 됐다. 그중에는 다른 동물에 비해 몸집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 숨은 주인공이 하나 더 있다. ‘나는 소(Flying Cow)’라는 뜻을 가진 농장이름 ‘페이니우’에서 ‘페이’가 나비를 뜻할 만큼 목장에는 수많은 나비가 있다. 나비는 6개의 테마 생태 구역(젖소 생태 구역, 젖소 사육 구역, 소 생태 구역, 나비 생태 구역, 흑염소 생태 구역, 양 생태 구역) 중 하나를 차지하며 당당히 페이니우 농장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내가 먹이를 주는 건지 녀석들이 고맙다며 내 손바닥을 쓰다듬는 건지 목장을 한 바퀴 돌다 보니 손바닥에서 광이 나기 시작한다. 먹이를 보고 졸졸 따라와 맛있게 먹어 주는 것만도 흐뭇한데, 농장 곳곳에 세면대까지 배치돼 있으니 아무렴 어떠하랴. 어차피 손바닥이 닳기 전에 동물 친구들이 먹다 지치는 것이 먼저일 테니, 오늘만큼은 포식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자신도 먹여야 한다. 이름을 듣기만 해도 도전 정신이 불타오르는 우유 훠궈가 페이니우 농장의 특별 요리인데 소, 돼지, 양, 닭 중 원하는 고기를 선택할 수 있다. 방금까지 얼굴을 마주하던 녀석들에겐 미안하지만, 추천 받은 쇠고기를 가장 먼저 골라버렸다. 배신(?)에 대한 미안함이 무색하게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소젖에다 쇠고기를 담가 먹는 조금 아이러니한 음식이지만 우유의 고소함과 쇠고기의 담백함이 희한하게 새로운 조화를 이룬다. 식사 도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우리가 만난 녀석들은 식용으로 사육되는 것이 아니란다. 젓가락에 들린 쇠고기의 출신지가 이곳이 아니란 소식에 조심스레 나머지 친구들도 모두 식탁으로 초대해 본다.

**357 Taiwan, Miaoli County, Tongxiao Township, 南和里166號

 먀오리(苗栗) 기차역에서 택시로 약 15분 소요(약 300NTD)

www.flyingcow.com.tw   +886 37 782999  

윈예쥐이 레저 농장 Mile High Leisure Farm

타이완과 인도 사이

‘과일길’이라 불리는 130번 현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도로 옆 작은 식당을 만날 수 있다. 마일 하이 카페(Mile High Cafe)라는 이름에 충실하게 해발 700m 고지대에 위치한 윈예쥐이 레저 농장(雲也居一休閒農場)은 연평균 26°C의 온화한 기후로 등산, 꽃구경, 과일 채집에 적합해 여름 휴양지로 특히 사랑 받는다. 게다가 자두의 주요 생산지인 먀오리현에 위치해 있어 봄에는 자두 향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농장 주인이 직접 키운 자두로 만든 특별한 자두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자두 외에 생강도 유명해서 생강을 재료로 만든 특별 요리들도 있는데, 그중 유독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메뉴가 있다. 일명 술국으로 불리는 짱무찌(薑母?)는 한약처럼 씁쓸한 국물 맛이 특징인데 닭과 생강, 술로 만들어 특히 감기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 현지인들은 오리가 들어간 짱무야(薑母鴨)를 먹는다. 다만, 진짜 술이 들어가므로 운전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약을 마신 뒤 먹는 사탕처럼 후식으로 나온 생강 밀크티가 생각보다 달콤하다. 그 알싸한 달콤함이 잊고 있던 지난 인도 여행의 미각세포를 일깨운다. 지독한 몸살감기를 이겨내기 위해 마셨던 인도의 생강 짜이(인도의 밀크티)와 무려 99%의 싱크로율을 자랑한다는 사실! 타이완과 인도가 이렇게 연결되다니, 참 멀고도 가까운 지구촌이다.

** 364 Taiwan, Miaoli County, Dahu Township, 栗林村薑麻園6號

 싼이(三義) 기차역에서 택시 이용

 11:00~19:00  www.milehigh.com.tw   +886 37 951530

쭈오예 오두막 Zhuoye Cottage

오늘 밤은 조금 더 길었으면

방문 전부터 고즈넉한 분위기의 사진으로 눈길을 사로잡던 쭈오예 오두막(卓也小屋)은 잠이 드는 순간까지도 설렘 지수에 ‘좋아요’를 눌러댔다. 부엉이, 천산갑, 버들붕어, 청개구리, 잠자리, 장수풍뎅이, 나비, 반딧불이 등 다양한 생명체의 터전인 쭈오예 오두막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자랑하듯 자연 본연의 색을 담아내는 천연 염색 체험으로 유명하다. 기하학적인 문양을 품은 예술적인 완성품에 지레 겁먹었지만, 체험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원하는 문양을 선택한 뒤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천을 접어 쪽물에 담가 주면 어느새 완성이다. 사실, 천연물감인 쪽물을 손수 만들려면 인디고페라 틴토리아(Indigofera Tinctoria)로 불리는 식물을 재배해 물에 담그고 빼기를 수십 번, 그 후에도 수많은 작업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인고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하지만 체험자는 이러한 과정을 건너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랴. 그저 차려진 쪽물에 정성스럽게 손가락만 담그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손수건이 탄생하니 말이다. 게다가 보면 볼수록 오묘한 색감과 독특한 문양이 담긴 우아한 결과물이 질 높은 뿌듯함을 안겨 준다.

이제 남은 건 전통적인 헛간을 개조해 꾸민 객실에서 운치 있는 하룻밤을 보내며 손수건이 마르길 기다리는 것뿐. 객실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 거리는 홍등 빛으로 붉게 물들어간다. 그 적요하면서도 고혹적인 분위기에 객실 앞 연못의 물결을 따라 마음마저 일렁인다. 비로소 쭈오예 오두막이 진가를 발휘하는 시간이다.

** 367 Taiwan, Miaoli County, Sanyi, 雙潭村13?崩山下1-5號

 싼이(三義) 기차역에서 택시 이용

 10:00~18:00  www.joye.com.tw   +886 37 879198

무신췐 레저 농장 Spring Mountain Leisure Farm

은 이루어진다

빠지직! 2년 전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다. 난터우현의 지지선 기차여행을 하던 중 실수로 그만 달팽이를 밟아버리고 말았다. 그동안 나의 전과가 소문이 난 건지 무신췐의 달팽이들은 다행히 가장자리를 따라 산책 중이었다. 서로 다른 이유였지만 또 한 번 사고가 날까 걱정하는 달팽이들과 연신 미모를 뽐내는 꽃 사이를 오가는 통에 시선이 상당히 분주했다. 조금이라도 눈에 띄고 싶은 바이즈롄(百子蓮, 아가판서스)은 큰 키를 이용해 살랑살랑 몸을 흔들고 일본에서 들어온 오월의 눈이라 불리는 오동꽃은 제 한 몸을 희생해 바닥에 곧게 흩뿌렸다.

꽃들의 그런 의지가 농장의 주인을 닮은 걸까? 12년간 모은 돈으로 1993년 야산을 구입한 사장은 면장의 도움을 얻어가며 2007년 무신췐 레저 농장(沐心泉休閒農場)이 완공되기까지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그래서인지 이곳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조금 특별한 꽃이 있다. 석사과정을 밟던 딸은 농장에 오라는 아버지의 성화에 일부러 논문을 내지 않고 졸업을 유예하다 결국 현재는 온라인에서 무신췐 농장의 꽃 판매를 맡고 있다. 자신만의 농장에 사계절 색다른 꽃을 심은 것은 물론 따님이라는 꽃까지 심는 데 성공한 그를 보니 오래된  구절 하나가 떠오른다. 꿈은 이루어진다!

** Taiwan 426, Taichung City, Xinshe District, Zhongxing Street, No. 60號   펑위엔(?原) 기차역 하차 - 중싱링(中興嶺) 

버스정류장 하차 후 택시 이용   09:30~18:00  

 0425931201.mmmtravel.com.tw   +886 4 25931201

화루 레저 농장 Flower Home Leisure Farm

여기가 농장이라고?!

흡사 꽃박람회라도 온 듯 3,000개 이상의 색상별 수국과 낭만적인 정원의 풍경이 ‘농장’이란 목가적인 느낌의 단어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일까? 화루 레저 농장(花露休閒農場)에선 가족 단위의 방문객보다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커플들이 유독 눈에 띈다. 또한 농장 곳곳에 타이완의 페이스북 인플루언서들이 자주 방문한다는 감성적인 장소들이 있어 구석구석 숨겨진 장소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꽃을 주제로 한 농장답게 아로마 부티크 숍에는 후각이 즐거운 상품들이 가득한데 그중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는 상품이 있다. 탈모 개선에 효과를 봤다는 직원이 있어서일까, 너도나도 한 손에 로즈메리 샴푸를 들었다. 보통의 샴푸에 비해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진짜 효과를 본다면 이 정도는 거저인 셈이니 구입하기로 한다.

쇼핑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좋아진 기분은 숙소 로비에서 최고치에 달해버렸다. 단체 관광객이 앉고도 남을 널찍한 로비에 노래방 기계가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최신 한국 노래까지 갖추고 있으니 아무래도 오늘 밤 잠은 다 잔 듯하다.

 **369 Taiwan, Miaoli County, Zhuolan Township, 西坪43-3號

 펑위엔(?原) 기차역 하차-펑위엔(?原) 고속버스-

쭈오란(卓蘭) 종점 하차 - 택시 이용(약 8분, 150NTD)

 09:00~17:00  www.flowerhome.com.tw  +886 4 25893280

샹허 레저 양식장 Xianghe Recreation Fish Farm

쉘피시 일병 구하기

‘아이들이나 좋아할 이 아기자기한 어장에 뭐가 있겠어?’ 점잔 빼며 들어왔던 샹허 레저 양식장(向禾休閒漁場)에서 동심이라는 것이 폭발해버렸다. 해적선이라니! 어른이라면 응당 유치하다, 외면해야 할 것 같은 꼰대 감성은 끝끝내 동심을 이기지 못했다. 아마도 조개를 잡기 위해 신발을 벗어 던지는 그 순간부터였나 보다. 마음속에 굳게 자리 잡은 줄로만 알았던 체면이라는 녀석을 내려 놓자, 사소한 놀이들이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 유쾌한데 아이들이야 말해 무엇할까. 게다가 체험학습으로도 제격이니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다. 직접 주운 조개와 굴을 숯불에 구워 먹는 기회도 놓쳐선 안 된다. 보글보글, 제발 좀 꺼내 달라며 화로 위에서 모두 아우성친다. 서둘러 구조한 우윳빛의 굴이 왠지 모르게 고와 보여 머뭇거리던 찰나, 이 미각의 축제에 초고추장을 초대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 614 Taiwan, Chiayi County, Dongshi Township, 四股67-6號

 지아이 기차역 하차 - 푸지(朴子)방향 버스 - 푸지(朴子)역 하차 - 동스(東石)방향 버스 - 샹허(向禾)농장 하차

 09:00~17:00  www.aogu.com.tw   +886 5 3600959

롱윈 레저 농장 Long Yun Leisure Farm

삼나무 숲속 별들의 휴식처

이런 첩첩산중에 농장이 있다고? 구불구불 산간도로를 따라 얼마나 달렸을까. 아리산 국가 삼림 공원 밑자락, 해발고도 약 1,500m에 위치한 롱윈 레저 농장(龍雲農場)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세먼지 가득한 도심을 떠나온 것만도 흡족한데 그림 같은 차밭과 쭉쭉 뻗은 일본 삼나무가 가득한 숲속을 거니는 것이 마치 보약을 마시는 기분이다. 여느 고산 지대가 그러하듯 이른 아침 눈부신 햇살에 푸른 하늘을 자랑하다가도 정오가 지나면 안개에 휩싸인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이런 환경은 습기가 많고 열대지방에서 잘 자라는 죽순과 다양한 채소들에게 최적의 조건이라고. 그중에서도 사랑의 구슬이라는 이름 뜻만큼 호기심을 자아내는 특별한 과일이 있다. 특히 고급으로 분류된다는 아리산의 야생 아이위(愛玉)는 말린 후 씨를 빼내 물에 담그면 특정 성분이 나와 물을 젤리처럼 응고시키는 독특한 특징의 무화과 과 과일이다. 보통 꿀이나 패션프루트(Passion Fruit) 등을 넣어 먹는 아이위 젤리는 해독작용이 있어 신장에 좋으며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타이완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름철 간식이지만 시중엔 아이위 함량이 낮아 응고가 되지 않는 가짜들도 많다고 한다.

특별한 간식에 이어 농장주의 따님이 담근 특별한 김치와 직접 키운 유기농 채소로 차려진 건강한 저녁 식사까지 마치니 어느새 산장에는 조금 이른 어둠이 찾아왔다. 긴긴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다가 만남의 광장, 롱윈쥐(龍雲居)를 찾아갔다. 한국의 인절미와 비슷한 타이완 떡 마슈를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이 준비되어 있는데 유쾌한 성격의 체험 가이드 지나(Gina)씨가 불러 주는 구성진 노랫가락에 한 명씩 돌아가며 절구를 찧다 보니 금세 쌀떡이 완성된다. 완성된 떡고물에 땅콩과 설탕을 버무려 입 속에 넣으니 고소함의 쓰나미가 한가득 밀려온다.

맛과 흥에 취했다면 이젠 감성에 젖어들 시간이다. 반딧불이가 바로 이 근처에 있단다! 산장을 벗어나 무언가에 이끌리듯 숲속으로 향하니 의지할 곳은 오직 앞사람의 희미한 어깨와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뿐. 숲속에 하나둘 희미한 빛이 나타나더니 이내 작은 별들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헌 두어(많다)! 하늘의 별들이 잠시 쉬기 위해 내려왔나 보다. 모두 숨죽여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하던 중 그 모습에 긴장이 풀렸는지 너도나도 개구진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상대방을 놀래줄 생각에 숨죽이며 기회를 엿보다가 도리어 역습을 당할 수도 있으니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곤충들도 곤히 잠든 깊은 밤이 오면 약속이나 한 듯 빙그르르 둘러앉아 맥주를 홀짝이기 시작한다. 마치 준비라도 한 듯 하나둘 무서운 이야기를 꺼내 들기 시작했다. 문득 오래전 시골 할머니 댁에서의 여름밤이 떠오른다. 

** 604 Taiwan, Chiayi County, Zhuqi Township, 中和村石棹1號

 지아이 기차역 혹은 지아이 고속철도역 하차-타이완 하오싱아리산 B선 버스 탑승-스쟈오(石棹)역 하차-농장 픽업 서비스 이용

 08:30~22:00  www.long-yun.com.tw   +886 5 2562216 

시엔후 레저 농장 Fairy Lake Leisure Farm

우리들의 맛 좋은 과일 영웅

쾌활한 성격의 젊은 부부가 6대째 운영 중인 시엔후 레저 농장(仙湖休閒農場)의 역사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타이완 해협을 사이에 두고 타이완과 마주한 중국 장저우에서 건너온 조상들은 이곳 타이난 옌수이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용안 나무가 많고 농작에 적합한 산으로 이주했지만, 당시 이 지역은 산적이 출몰하는 위험한 곳이어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게 되었다. 용안 나무로 집을 짓고 사는 동안, 나무 아래에 작은 꽃들이 피어나자 벌들이 찾아들어 꿀을 따며 생태계가 순환되었고, 그 덕에 현재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터전뿐 아니라 용안, 커피나무, 리치, 망고, 오렌지 등 각종 열매를 맺는 농장이 만들어졌다. 

사시사철 질 좋은 과일들이 열리는 지금의 시엔후 농장을 있게 한 일등 공신은 뭐니뭐니 해도 용안! 시엔후 농장의 특산품으로, 6일간의 훈연을 통해 말린 용안은 숙면을 도울뿐 아니라 야뇨증, 피부, 산후조리, 혈액순환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별한 과일로 용안이 꼽힌다면 특별한 요리로는 닭고기를 꼽을 수 있다. 타이완어로 ‘닭’의 발음은 집을 뜻하는 ‘집 가(家, 케이로 발음한다)’와 같아서, 서로 힘을 모아 집을 완성한 뒤에는 집주인이 만든 닭요리로 완공의 기쁨을 나눴다고 한다.

작은 역사를 담은 의식 때문일까? 농촌 주방 체험을 통해 직접 만든 음식이어서일까? 담백하게 구워낸 로스트 치킨은 특별한 조미료 없이도 계속해서 손을 부르는 맛이다. 거기에 맥주 잔에 내려앉는 와인빛 태양까지, 하루를 완성할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 이 장관을 놓칠세라 서둘러 전망대에 오르자 구불구불 산등성이를 따라 저 멀리 해발 300m 아래 시원하게 펼쳐진 타이난시가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그 위를 살포시 덮는 붉은 노을. 모든 하루의 끝이 오늘만 같기를.  

 **733 Taiwan, Tainan City, Dongshan District, 南勢里賀老寮一6-2號   타이난 신잉(新營)

기차역 하차-신잉(新營)버스 탑승-동위엔(東原)역 하차-농장 픽업 서비스 이용

 09:00~21:00  www.senwho.com   +886 6 6863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