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만 한적하게, 푸꾸옥
살포시 더위를 품은 푸꾸옥의 바람에게 속삭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한적함을 품어 다오.” 푸꾸옥은 베트남 남서부에 위치한 휴양지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베트남의 다른 유명 휴양지인 다낭이나 나트랑에 비해 관광 인프라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유네스코 생물보전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덜 붐비는 휴양’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안성맞춤 휴양지다. 합리적인 가격의 5성급 리조트와 투명한 비치에서 쉼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AIRLINE
비엣젯항공은 2018년 12월부터 인천-푸꾸옥 직항 노선을 주 7회 운항 중이다. 인천에서 오전 1시45분에 출발하여 오전 5시10분에 현지에 도착한다. 푸꾸옥에서는 오후 3시20분 출발하여, 오후 10시45분에 인천에 도착하는 스케줄이다.
푸꾸옥(PHU QUOC)
느림으로 버무려진 시간
이른 아침, 푸꾸옥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만나는 여행지를 너무 이른 시간에 마주하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푸꾸옥의 아침은 여행을 시작하기에 적당한 온도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새벽 비행으로 지친 몸에 휴식을 줄까도 생각했지만, 유난히 따스하게 감기는 아침 공기가 아까워 그대로 시내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차장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은 베트남의 여느 휴양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모든 게 더디게 움직이는 것 같은. 살포시 더위를 품은 아침 바람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기는 누군가의 뒷모습에서, 심지어 출근길 도로를 누비는 오토바이에서도 여유가 묻어났다. 화려함이나 북적임과는 어울리지 않는 느릿한 속도로 푸꾸옥의 공기는 흐르고 있었다. 푸꾸옥의 지명이 ‘풍요로운 땅’을 의미한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여유가 풍요로운 땅’이라고 고치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다.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느릿함에 반색하며 여행을 시작했다.
푸꾸옥에서의 시간은 언제나 한적함이 가득했다. 어딜 가나 친절한 미소를 만날 수 있었고, 깔끔한 리조트에서 여유를 부리는 일은 입 안에 설탕 한 스푼을 머금고 있는 것처럼 달콤했다. 투명한 해변에는 어른들의 늘어짐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고, 즈엉동 야시장(Cho Dem Phu Quoc)의 시끌벅적은 여행지의 설렘을 한 옥타브쯤 높여 주었다. 물론 식도락이 빠질 수 없다. 베트남 남부식이라는 오징어 쌀국수의 시원한 국물 맛에 “크” 소리가 절로 나왔고, 신선한 해산물 바비큐에서는 푸꾸옥이 선사하는 자연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적당한 휴식과 적당한 놀 거리, 먹거리가 느릿한 시간 안에 버무려졌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푸꾸옥에 남아 있을 누군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한적함을 품어다오”라고.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
선월드 혼톰 네이처 파크 Sun World Hon Thom Nature Park
그저 쉬기에 지루하다면 푸꾸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즐길 거리인 선월드 혼톰 네이처 파크의 케이블카를 타 보자! 푸꾸옥과 혼톰(Hon Thom)섬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는 총 7,900m로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 케이블카로 등재되어 있다. 한 번에 최대 30명까지 탈 수 있으며, 편도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살짝 무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하늘 위에서 바라보는 초록 가득 섬들과 투명한 바다에 마음을 뺏겨 무서울 겨를이 없었다. 게다가 혼톰섬에 도착해서 마주하는 프라이빗 비치는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알 수 없는 파란색 안에서 신선놀음을 하기에 제격이다. 혼톰섬에서 출발할 때도 티켓 검사가 이뤄지니 티켓은 소중히 보관하는 걸로!
** 08:30~17:30(점심시간 12:00~13:00 운영 중단) Red ground, An Thoi town, Phu Quoc www.honthom.sunworld.vn
*키가 140cm 이상이면 어른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톡 쏘는 후추에 반했다
응옥하 후추 농장 Ngoc Ha Pepper Farm
미처 몰랐다. 베트남의 후추가 유명할 줄이야. 게다가 그중에서도 으뜸이 푸꾸옥 후추일 줄이야. 우기가 짧고 1년 내내 고온을 유지하는 베트남의 날씨는 품질 좋은 후추를 생산하는 최적의 환경이다. 농장에 들어서면 나무 기둥에 감겨 하늘로 자라는 후추나무가 가지런히 서 있는데, 건들면 톡 하고 터질 거 같은 초록의 후추들이 알롱알롱 달려 있다. 우리나라 후추보다는 톡 쏘는 향과 맛이 강해서 요리에 사용하면 후추 본연의 맛을 조금 더 느낄 수 있다. 응옥하 후추 농장에서는 흑후추뿐 아니라 백후추와 적후추도 판매하고 있으니 용도에 맞게 구매할 수 있다.
06:30~19:00 TL47, Duong Dong, Phu Quo
야시장의 낭만
즈엉동 야시장 Cho Dem Phu Quoc
휴양지의 밤을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 줄 즈엉동 야시장은 푸꾸옥의 중부에 위치한다. 오후 5시부터 전구가 반짝거리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먹거리, 쇼핑거리로 여행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마약 땅콩이다. 치즈맛부터 소금맛, 양파맛 등 다양한 시즈닝이 입혀진 땅콩으로, 한 번 입을 대면 끊을 수 없는 맛이다. 어느 가게에서 살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시장 곳곳에서 손바닥에 올려 주는 땅콩 판매원들을 만날 수 있으니! 충분히 맛보고 구매하면 된다.
17:00~22:00 Khu 1, Duong Dong , Phu Quoc
그대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딘커우사원 Dinh Cau Shrine
딘커우사원은 물고기 잡이로 생계를 유지했던 푸꾸옥 어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사원으로, 지금도 많은 현지인들이 바다의 여신 티엔 허우(Thien Hau)에게 기도를 드리기 위해 찾아오는 곳이다. 사원 자체의 규모가 크거나 꾸밈이 화려한 건 아니지만,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모습에 절로 마음이 따스해지는 곳이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서 현지인들에게는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다. 즈엉동 야시장과 가까워 야시장 방문 전 잠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07:00~18:00 Bach, Zone 1, Duong Dong, Phu Quoc
온전한 휴식을 드립니다
프리미어 레지던스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Premier Residences Phu Quoc Emerald Bay
새벽 5시, 알람 소리에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일출이 그렇게 아름답다는 직원의 한마디에 혹한 몸부림이었다. 겨우 눈을 뜨고 켐비치(Khem Beach)에 도착하니 어슴푸레 해가 뜨고 있었다. 이미 바다에 몸을 담근 어느 여행자의 모습에 햇살이 담기기 시작했다. 바다를 물들이고, 여행자를 물들이던 아침 햇살이 나의 발끝에 머물렀다. 따스했다. 그리고 고요했다. 일출의 여운을 안고 메르카토(Mercato)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뷔페 상차림으로 다양한 빵 종류부터 열대과일에 즉석 쌀국수, 오믈렛까지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베트남에서의 아침식사는 역시 쌀국수라며 한 그릇을 받아 왔다. 한 입 먹는 순간, 이럴 수가! 프리미어 레지던스는 일출 명당이요, 쌀국수 맛집이었다. 머무는 동안 아침은 늘 일출과 쌀국수로 시작되었다.
푸꾸옥 남부에 위치한 프리미어 레지던스는 747개의 객실을 보유한 신규 리조트로, ‘온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폭신한 매트리스가 있는 깔끔한 객실은 기본, 현지 식재료의 신선함이 혀끝을 채우는 클럽 하우스 요리는 미식을 책임지고, 체력단련실 내의 요가실에서는 마음의 허기를 달랠 수 있다. 그중 단연코 매력 일등은 캠비치로 이어지는 수영장이다. 햇살이 새겨진 파란 일렁거림 속에서 즐기는 워터 슬라이드에 이은 풀 바에서의 맥주 한 잔! 단짠단짠보다 매력적인 조합임이 분명하다.
모든 즐거움이 한곳에
빈펄리조트 푸꾸옥 Vinpearl Resort & Spa Phu Quoc
아침 오픈 시간에 맞춰 빈펄 랜드로 향했다. 놀이공원의 북적임이 싫어 이른 시간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깨달았다. ‘기다림’과 ‘북적거림’이 없는 놀이공원, 줄 서기 없이 즐길 수 있는 놀이공원이라니! 혹시나 이용객이 없어 놀이기구를 운행 안 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다행히 두 명 이상이면 운행을 한다고 하니 마냥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아기자기한 아쿠아리움에, 무한 동전이 지급되는 오락실, 더위를 날려 줄 워터파크까지. 전세 낸 듯 빈펄 랜드를 즐기고 나니, 빈펄 사파리가 궁금해졌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빈펄 사파리는 남녀노소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야생의 호랑이부터, 귀여운 오릭스 가족까지, 상상했던 규모를 훨씬 능가했다. 아기 원숭이의 재롱 섞인 매달림이 한낮의 더위까지 날려 버리니. 그저 신이 날 수밖에 없다.
빈펄리조트는 최상의 룸 컨디션을 뽐내는 다양한 타입의 객실과 부대시설로 가족단위 여행객에게는 물론 친구, 연인과의 여행에서도 만족감이 높은 리조트다. 처음 리조트에 들어서면 상큼한 웰컴 티가 맛있어 놀라고, 걸어서 다닐 수 없는 규모에 놀라게 된다. 그래서 리조트 내에서 이동할 때도 버기카는 필수. 한 가지 필수 템이 더 있다면 그건 바로 룸 키다. 처음 체크인시 사진촬영 후 지급되는 룸 키는 식사를 포함한 모든 부대시설 이용에 필요하니 주머니 속에 꼭 챙겨야 할 필수 아이템이다.
세련미가 넘치다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 Intercontinental Phu Quoc Long Beach Resort
단연코 푸꾸옥에서 가장 ‘세련미’ 넘치고 ‘감각적인’ 리조트다. 로비에 들어서면서부터 압도되는 인피니티풀에, 바다괴물 크라켄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루프톱 바, 고급스러움 속에 편안함을 녹여 낸 459개의 객실, 다양한 스타일로 미식을 책임지는 6개의 레스토랑, 호수 위 방갈로에서 누리는 스파 서비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키즈 프로그램까지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는 완벽한 리조트이다. 그중에서도 19층의 루프톱 바 ‘INK360’은 푸꾸옥의 낭만적인 밤을 맞이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쏟아지는 별빛 아래, 이탈리아 셰프의 시그니처 칵테일 한 잔. 누구도 거부하지 못할 낭만적인 유혹이다.
www.phuquoc.intercontinental.com
깔끔한 휴식
노보텔 푸꾸옥 리조트 Novotel Phu Quoc Resort
군더더기가 없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리조트다. 총 8개의 다양한 객실 타입을 가지고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도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깔끔함이 묻어나는 객실은 5성급 리조트답게 최고의 룸 컨디션을 유지한다. 게다가 푸꾸옥에서 인기 있는 한식당 ‘식객’과 ‘반얀트리 스파(Banyantree spa)’가 있는 소나씨 쇼핑센터(Sonasea Shopping Center)까지 걸어갈 수 있어 가볍게 리조트를 벗어나 쇼핑과 식사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공항과 즈엉동 야시장까지 무료 셔틀이 운영되는데, 선착순 탑승이니 이용 시간을 체크 후 조금 일찍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베트남에서 만나는 태국
두짓 프린세스 문라이즈 비치 리조트 Dusit Princess Moonrise Beach Resort
“싸와디캅” 베트남에서 듣는 태국 인사라니 신선하다. 두짓 프린세스 문라이즈 비치 리조트는 태국계 기업이 운영하여, 푸꾸옥에서 태국 음식을 맛보고, 전통 마사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리조트이다. 공항과 즈엉동 시장에서 가까워 이동이 편리하고, 푸꾸옥의 서쪽 해안에 위치하여 아름다운 일몰을 보기에도 유리하다. 로비부터 객실까지 초록 포인트가 돋보이는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투숙객의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보듬어 준다. 가장 높은 인기 스폿은 바다와 맞붙어 있는 착각을 일으키는 메인 수영장! 32℃ 더위를 날려 버리는 신나는 물놀이에, 인스타그래머블 감성 사진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해변 위 당신의 집
솔비치 하우스 푸꾸옥 Sol Beach House Phu Quoc
뜨엉해변(Truong Beach)에 위치한 솔비치 하우스 푸꾸옥은 ‘해변 위 당신의 집’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리조트 곳곳에서 보이는 야자수는 휴양지 기분을 내기에 충분하고, 밝고 깔끔한 객실에서는 하늘색 스트라이프 의자가 편안함을 책임진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수영장에는 선베드와는 다른 묘미의 발리 베드가 준비되어 있는데, 대나무 가림막으로 더욱더 아늑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전용 해변에서는 카약과 서핑보드도 무료로 대여가 가능하니 액티비티의 즐거움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