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감성여행

[ 관광지 ] 우리가 몰랐던 럭셔리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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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럭셔리 베트남

베트남을 잘 안다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다. 100년 전 콜로니얼 클래식부터 업스케일 부티크까지, 베트남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행적 경험’들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베트남은 아직 미지의 여행지다.

하롱베이의 동해이몽(同海異夢)  

Ha Long Bay Cruising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하롱베이를 찾는다. 그들 대부분은 한나절을 머물다가 떠난다. 선상 크루즈를 타고 하롱베이에서 이틀 밤을 보내고 나서야 조금 실감할 수 있었다. 그동안 숫자로만 와 닿았던 1,969개 섬들의 존재와 감동을. 하롱(Ha Long)이라는 글자를 찬찬히 살펴보면 한자 하룡(下龍)이 숨겨져 있다. 거대한 용 한 마리가 여의주를 물고 떨어지며 흩어진 여의주들이 하롱베이를 수놓은 무수한 섬이 되었다고 한다. 용을 품은 하롱베이는 더없이 고요하다. 수많은 관광객이 이 바다 위에 함께 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다. 하롱베이에 떠 있는 크루즈들의 미션은 각자의 여의주를 탐험하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더 오래 머무는 이들이 더 많은 섬과 더 멀리 있는 마을들을 방문할 수 있다. 다양한 석회암 동굴과 수영하기 좋은 해변들, 새로 꾸며진 산책로와 전망대가 섬들마다 숨어 있고, 진주농장이나 카야킹도 하롱베이를 즐기는 방법의 일부분이다. 

나만의 여의주를 찾아서 

가장 인기 있는 여의주는 동굴을 간직한 섬들이다. 승솟동굴(Sung Sot Cave)의 ‘승솟’은 영어의 ‘surprise’를 뜻한다. 동굴을 처음 발견한 이의 감흥이 그대로 전해지는 이름이다. 들어가려는 사람은 많고 입구는 좁디좁아 줄을 서서 가야 했다. 긴 인내심 끝에 드디어 널따란 동굴 속이 훤히 보이기 시작했는데, 아마 이곳이 ‘서프라이즈!’ 소리가 튀어나온 지점이리라. 넓은 동굴 안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땀이 줄줄 흘렀지만, 이 동굴의 신기한 문양들을 만들어 낸 것도 결국 물이 아닌가. 습기와 더위를 이겨 내고 새로운 트레킹에 도전할 때마다 하롱베이는 새로운 선물을 주곤 한다. 또 하나의 명소 티톱섬(Titop Island)은 하롱베이 절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하이킹 코스로 유명하다. 단 15분 정도만 올라가면 하롱베이의 유명한 뷰를 감상할 수 있다. 계단 옆 밧줄에나 의지해 겨우 정상에 오르니, ‘와, 하롱베이다’. 고생을 보상하는 시각의 힘. 결론은 역시 오길 잘했어!

다음날 아침 일찍 찾아갔던 루온동굴(Luon Cave)은 하늘이 뻥 뚫린 동굴인데, 직접 카약을 저어 가거나 뱃사공이 있는 뱀부보트를 타고 통과할 수 있는 곳이다. 바다라기보다는 숲속 아지트에 들어선 느낌을 주는 곳이다. 슬픈 사랑을 했던 처녀의 전설이 있는 찐느 동굴(Trinh Nu Cave)에는 불을 피워 요리를 했던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동굴은 오래전 사람들이 가장 안전하게 피신할 수 있었던 천혜의 보금자리였기에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하롱베이의 사람들이 보인다. 똔 싸우 진주농장(Tung Sau Pearl Farm)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진주지만, 열심히 양식장을 꾸리는 주민들의 구슬땀도 빛나는 가치를 지닌다. 배에서 태어나 배에서 일생을 마치는 크어반(Cua Van) 해상마을 주민들의 삶도 스쳐 지나간다. 그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온 지혜가 최신 기술보다 더 중요해질 날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롱베이의 생태계를 보호해야 하듯, 그들이 사는 방식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도 베트남 정부의 과제였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 반대라고 했다. 환경 보호와 교육 문제 등을 고려한 이주 정책으로 마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하롱베이가 다가와 안겼다

프레지던트 크루즈 President Cruises

프레지던트 크루즈는 2018년 11월에 출범한 하롱베이 최대의 크루즈다. 하롱베이 최초의 5층 크루즈, 최초의 엘리베이터 설치 크루즈 등 수식어가 참 많기도 하다. 최고의 크루즈라는 자부심에 걸맞는 픽업 서비스와 장미꽃비 세례까지. 시작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오후에 동굴 탐험과 하이킹으로 완전히 녹초가 되는 바람에 쿠킹 타임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이대로 늘어지면 안 되지. 선내 스파에서 1시간 동안 전신 마사지까지 받고 나니, 좀비 같았던 몸이 소생했다. 미슐랭 스타 셰프 존 버튼 레이스(John Burton-Race)가 오직 프레지던트 크루즈만을 위해 개발한 고급만찬을 소화할 상태가 된 것이다. 피아노 라운지에서 신나는 재즈 파티가 펼쳐지는 동안 미리 선택해 둔 코스 요리가 차례차례 등장했다. 예쁜 음식들을 보며 이 저녁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를 않기를 바랐다.  프레지던트 크루즈에는 총 46개의 객실이 있는데 모두 개인 발코니가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객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나만의 공간이 생긴 것이다. 창밖에는 하롱베이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고개를 돌려 창밖을 확인했다. 코앞에 우뚝 서 있는 기암괴석에 ‘아, 여긴 하롱베이야.’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하롱베이가 다가와 와락 안겼다. 아, 상쾌하다. 이렇게 기분 좋은 아침을 얼마 만에 오감으로 느껴 보는지. 한없이 평화로웠고, 하롱베이라서 더없이 좋은, 그런 아침이었다. 포근한 침대 자락에 감겨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이 아침이 너무나 행복해 과감하게 태극권 강습을 ‘땡땡이’ 쳐 버렸다. 마지막 공식 스케줄인 카야킹과 뱀부 보트 체험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었다고 해 두자. 여유로울 줄 알았던 크루즈 여행은 상상 이상으로 바빴다. 그만큼 선내 프로그램이 알차게 준비되어 있다는 뜻이다. 

작지만 위대한 호화로움

파라다이스 피크 & 파라다이스 럭셔리 Paradise Cruise(Peak & Luxury)

프레지던트 크루즈가 최신의 시설과 서비스를 응축한 럭셔리라면, 파라다이스 피크와 파라다이스 럭셔리는 작지만 섬세한 배려와 클래식한 분위기가 가득한 럭셔리다. 선호하는 취향이 다른 것이다. 승객이 수천명이나 되는 초대형 크루즈를 경험한 내게는 20여 명 남짓한 승객을 하나하나 귀빈처럼 응대하는 작은 크루즈의 휴먼 터치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배의 규모는 작지만 객실은 작지 않다. 등급을 나누자면 파라다이스 피크가 파라다이스 럭셔리보다 한 수 위라서 개인 발코니도 넓고, 창이 큰 욕실에는 욕조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파라다이스 럭셔리도 일반 호텔과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완벽한 어메니티를 갖추고 있다. 두 크루즈 모두 만족할 수준의 식사와 무제한 음료를 제공한다. 객실이 답답해지면 레스토랑이나 갑판의 바에 올라가 원하는 만큼 커피나 맥주를 주문할 수 있었다. 파라다이스 피크에서는 애프터눈티 타임도 있고, 칵테일을 주문할 수 있는 바도 항시 열려 있다. 이런 차이들도 인해 파라다이스 럭셔리와 파라다이스 피크는 배의 크기와 승객의 수가 비슷해도, 1박 요금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작은 배, 즉 승객수가 적은 장점들은 나열할 수 없이 많다. 하롱베이의 섬들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작은 배로 갈아타는 것이 필수인데, 인원이 적으면 이동에 드는 시간도 줄어든다. 기다림이 적다는 뜻이다. 파라다이스 피크의 경우 개인 버틀러가 지정되어 있어서, 그를 통해 필요한 것들을 요청하면 된다. 식사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서비스를 요청해도 즉각적이다. 전날 밤 누군가 오징어 낚시로 잡아 올린 오징어 한 마리를 아침에 선장이 직접 통째로 튀겨서 들고 올라왔다. 그렇게 맛있는 오징어 튀김은 처음이었다. 선내 스파도 포함된 서비스다. 한 시간이 ‘순삭’, 피로도 ‘순삭’이다. 어느 민속학자에 의하면 뱃놀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에게 좋은 레저라던데, 배 위에서 스파까지 받고 나니, 몸이 승천할 듯 가벼워졌다. 귀한 비경 속에 몸을 담갔던 며칠은 철저한 해독의 시간이었다. 작은 목선에 앉아 안개 가득한 하롱베이의 아침을 맞이하던 그 순간이 또다시 절실하다. 


Hanoi Resort

찰리 채플린, 존 바에즈, 트럼프의 선택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Sofitel  Legend  Metropole  Hanoi

호텔을 떠나던 날 아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대통령은 하노이에 도착하는 중이었다. 몇 달 전부터 예약했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이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공개된 것이 불과 며칠 전의 상황이었다. 덕분에 1박으로 줄어든 체류 일정 내내 호텔 안팎은 북한, 남한, 미국의 첩보원과 기자들의 드나듦으로 부산했다. 예고된 역사의 현장에는 내내 묘한 긴장감이 흘렀었다. 현시점의 결과는 결렬이지만 미래를 누가 예측하겠는가. 남북, 북미의 관계가 지금과는 사뭇 달라져 있을 훗날에 다시 호텔을 찾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 힌트는 6년 전 이 호텔의 지하 대피소를 다시 방문했던 포크의 여왕, 존 바에즈(Joan Baez)의 사진 속 표정에서 얻을 수 있었다. 반전 운동을 위해 하노이를 찾았던 존 바에즈는 1972년 12월 미국의 폭탄 공습을 피하기 위해 호텔의 지하대피소에 내려가 두려움에 떨어야 했었다. 그 대피소가 40년 후 발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존 바에즈는 ‘전쟁으로만 기억하는 그곳의 평화로운 모습을 다시 보기 위해’ 돌아왔다고 했다.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은 그런 곳이다. 1901년 오픈한 이래 118년 동안 베트남 역사의 생생한 증인이었다. 하노이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수도였던 동안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서머셋모옴(Somerset Maugham), 그레이엄 그린(Graham Greene) 등 수많은 명사들이 이곳을 찾았고, 미국전쟁(1964~1975년, 베트남에서는 베트남전쟁을 미국전쟁이라고 부른다) 후에는 베트남 정부에 귀속되어 국빈관으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1970년대에 여러 나라의 대사들에게 ‘집’으로 제공되었다니, 호텔을 거쳐 간 명사들의 이름은 다 나열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은 그들의 선택 기준이 ‘하노의 최고의 호텔’이었다는 점. 근대사의 얼룩진 기록들은 복도에 판넬로도 전시되어 있는데, 하루 한 번씩 진행되는 무료 역사투어(Path of History Tour)에 참가하면 존 바에즈와 제인 폰다가 대피했던 지하방공호까지 관람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메트로폴은 호텔 그 자체가 목적지가 되어도 충분한 드문 호텔 중 하나다. 찰리 채플린이 신혼여행으로 묵었던 고풍스러운 방에서 자고 일어나 뱀부바에서 시그니처 칵테일을 마시며 아침 신문을 읽다가, 해가 뜨거워지면 수영이나 스파를 즐기면 된다. 때가 때였던 만큼 삼엄한 경비와 소란스러운 바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메트로폴의 스파(Le Spa)는 놀랍게도 세상 모든 근심을 잊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날 때 기대하는 모든 것을 호텔은 제공한다. 정갈한 베트남 음식은 물론이고, 프랑스인들도 인정했다는 프렌치 레스토랑과 중식당은 애써 외부 식당을 찾아야 할 이유조차 지워 버린다. 하룻밤 300~550USD의 숙박료가 결코 아깝지 않다. 


Hanoi Show 

통 크게 만든 통킨 쇼 

The Quintessence of Tonkin   


중국의 자연유산을 배경으로 한 장이머우 감독의 초대형 공연 시리즈는 이미 중국에서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러한 공연이 베트남에도 있다. 하노이의 초대형 야외 수상 공연 ‘통킨쇼‘에 관한 이야기다. 2017년 10월에 시작된 이 공연은 스티비 어워즈(The Stevie Awards)에서 골든상을 받았고 CNN에서 극찬을 받았다니,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노이 시내에서 서쪽으로 달리길 한 시간, 작은 테마파크 안의 한 공연장으로 안내받았다. 저 멀리 보이는 타이산(Thay Mountain)이 수묵화처럼 펼쳐졌다. 무려 4,300m²의 수상 공연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2,500개의 관객석 중 한 자리에 몸을 앉혔다. 해가 지니 몽환적인 분위기가 감돌았다. 공연은 베트남 문화의 요약본임은 물론, 최신 공연기술의 집약체이기도 했다. 어디에 있었는지도 모를 크고 작은 무대 시설이 물속에서 튀어나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600여 개의 화려한 조명은 관객을 매혹하기에 충분했고, 말귀 하나 알아듣지 못해도 1시간이 후딱 증발해 버렸다. 공연을 펼치는 출연진은 약 200여 명. 웃음을 자아내는 귀여운 꼬마배우까지 있었다. 어떻게 캐스팅 됐나 했더니, 120여 명의 지역주민이 1년 이상 교육을 받고 베트남 무용대 학생들과 함께 연기하는 것이란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공연이라니, 여행자로서의 산뜻함도 한껏 업그레이드됐다.


Ho Chi Minh City Resort 

럭셔리를 체험하는 우아한 쇼룸 

더 레버리 사이공 The Reverie Saigon

“호텔이 집과 같다면 왜 호텔에 가야 할까요. 그 이상의 경험이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호텔의 콘셉트입니다!” 처음엔 그것이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두 개의 통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호찌민 최고층 호텔의 전경, 넓고 화려한 욕실, 밤이면 벽난로로 변하는(화면이 바뀐다는 뜻이다) TV 등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호텔투어를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호찌민 타임스퀘어에 우뚝 솟은 39층 주상복합 빌딩의 상층부에 자리한 더 레버리 사이공 호텔은 각 객실마다 예술작품에 견줄 만한 가구들이 자리잡고 있는 호텔이었다. 콜롬보스틸(Colombostile), 지오르제띠(Giorgetti),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 비지오네르(Visionnaire) 등 대부분 이탈리아 출신의 명품 가구들로 꾸려진 객실들은 때론 클래식하고, 때론 모던하고, 때론 아방가르드하다. 총 286개의 객실은 12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지는데, 각 객실의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기대감으로 마음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가구라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한 아이템만 구입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다른 가구들과의 조화와 전반적인 인테리어를 고려해 구색을 맞추려면 끝이 없어지는 욕망의 늪이다. 더 레버리 사이공은 그 복잡하고 비싼 로망을 실현해 주는 곳이자, 현실로도 끌어올 수 있는 곳이다. 호텔 빌딩에 입점해 있는 매장에서 지난밤 사용했던 가구들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 보통의 호텔들은 가구를 자체 디자인하고 생산하기 때문에 구입할 수 없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가구만큼이나 어메니티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아쿠아 디 파르마(Acqua di Parma) 혹은 에르메스의 목욕용품과 네스프레소 커피, 다만(Dammann) 티백, 매일매일 음료수가 꽉 채워지는 미니바 등은 호텔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400수 혹은 600수의 프레테(Frette) 린넨 안에 담긴 구스다운 침구류, 선택이 6가지나 되는 베개의 쾌적함은 말할 것도 없다. 더 레버리 호텔의 숙박료 역시 호찌민 최고 수준인데 일반실 350~550USD부터, 스위트룸은 800~1만5,000USD부터다. 더 레버리 사이공은 호찌민 시내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 지척에 1908년부터 그 자리를 지킨 인민위원회 청사(People’s Committee Hall)와 오페라 하우스가 있고, 명품숍과 레스토랑, 럭셔리 호텔들을 품고 있는 상업과 유흥의 중심지다. 호텔 앞 광장은 밤이면 데이트와 산책을 나온 인파와 노점상으로 북적이고, 주말이면 다양한 이벤트의 무대가 되는 곳이다. 반대로 후면 거리는 로컬 커피숍과 부티크 숍, 레스토랑이 숨겨져 있다. 복잡한 구조의 낡은 건물들이 속속 트렌디한 바와 카페로 변해가는 과정은 그 속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 중인 베트남 경제 부흥의 축소판이다. 호텔이 입주해 있는 타임스퀘어 빌딩에는 여러 레스토랑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호찌민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R&J에서는 열정이 가득한 이탈리안 셰프가 독창적인 요리를 제공한다. 객실에서 시작된 이탈리아가 이곳에서 완성된다.


Ho Chin Minh River 

사이공 강바람을 맞으며 

더 레버리 요트 The Reverie Yacht

더 레버리 사이공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경험은 사이공강까지 이어졌다. 매끈한 요트 더 레버리(The Reverie)호가 달리기 시작했다. 캐비어와 샴페인이 곁들여진 요팅이었다. 영화에서 종종 사치스런 생활의 전형으로 등장하는 장면이지만, 우리는 이런 몇몇의 순간을 누려 보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왠지 모르게 분주했던 베트남 여행의 종착지인 호찌민시에서 마지막날, 사이공강을 유람한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중국에서 발원해 4,000km 이상을 남하해 온 메콩강의 마지막 지류가 사이공강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낮 동안의 사이공강은 쉴 새 없이 오가는 화물선과 컨테이너의 풍경이 두드러졌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자 도시는 새로운 느낌으로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강 둔치의 레스토랑과 노천 주점들도 불을 밝히기 시작했고, 도시의 스카이라인도 네온사인과 함께 더욱 뚜렷해졌다. 오랜만에 요트를 탄 흥분이 가라앉고 나자 모두들 조용해졌다. 시원한 강바람과 부드럽게 떨어지는 석양빛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었기 때문이다. 알싸한 샴페인을 한 잔, 또 한 잔. 90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일주일간의 베트남 여행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던 것처럼. 

베트남항공,14번째 에어버스 

A350-900 

베트남 국영항공사 베트남항공은 지난 4월 베트남항공만의 특별한 컬러가 입혀진 최신예 A350-900 항공기를 공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응우옌 티 낌 응언(Nguyen Thi Kim Ngan) 베트남 국회의장을 비롯한 베트남 고위급 관료들이 당일 행사에 참석했다. 총 14대의 에어버스 A350-900기종 주문을 마침으로써 베트남항공은 스카이트랙스 인증 5성 항공사로 선정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넓고 쾌적한 기내 공간과 풀-플랫 시트, 더 커진 스크린을 통해 제공되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까지 승객들에게 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비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베트남항공 그룹(베트남항공, 젯스타 퍼시픽, 캄보디아 앙코르 에어 포함)은 내로우 바디(Narrow-Body) 여객기 89대, 와이드 바디(Wide-Body) 여객기 16대를 포함, 총 105대의 에어버스사 항공기를 운항 중이며, 이 중 88%에 해당하는 86개의 에어버스 항공기가 베트남항공에서 운항되고 있다. 베트남항공은 2015년 7월부터 동남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 항공사 중 2번째로 차세대 와이드 바디 에어버스 A350-900 신규 취항 후, 유럽 및 호주, 동남아시아와 베트남 국내선을 포함한 30개 이상의 노선에서 운항하고 있다. 2019년 4월을 기준으로 3만5,000번의 성공적인 비행을 마쳤으며 약 9만명의 베트남항공 승객을 운송했다. 베트남항공은 현재 인천-하노이/호찌민 구간에서 A350 기종을 운항 중이며, 오는 7월1일부터 부산-하노이 노선에도 A350-900기종이 적용될 예정이다. 


restaurant 

홀라당 반하다 

홈목 레스토랑 HOME Moc Restaurant

사실 베트남 하면 오토바이 무리가 정신없이 도로를 누비는 모습이라든가 길거리 목욕탕 의자에 앉아 맛보는 쌀국수가 떠올랐다. 하노이에서 첫 끼니를 홈목 레스토랑(HOME Moc Restaurant) 에서 해결하기 전까진 말이다. 왜, 아무도, 여태껏, 하노이가 이렇게 ‘힙하다’는 사실을 알려 주지 않았던 걸까. 홈목 레스토랑은 바이마우호수(Bay Mau Lake) 공원 옆에 자리한 베트남 해산물 요리 레스토랑이다. 비밀스러운 대문을 통과하니, 알록달록 등불과 함께 노란 빌라가 튀어나왔다. 베트남과 프랑스의 건축 양식이 뒤섞인 건물에는 아늑한 목제 가구로 가득했고, 자리에 앉으니 정갈하게 놓여 있는 우드 식기가 눈에 띄었다. 홈목 레스토랑의 목(M?c)이라는 글자는 나무 목(木) 자를 뜻한다. 맑은 수프로 시작해 베트남식 커피로 끝나기까지 시푸드 춘권, 칠리 왕새우, 바나나 잎에 싼 구운 생선 등 베트남 해산물 요리가 끝없이 펼쳐졌다. 눈과 입이 번갈아 즐거우니, 화이트와인까지 꼴딱꼴딱 잘만 넘어갔다. 유난히 정겹고

사이공의 자존심

 베트남 하우스 Vietnam House 

베트남 출신으로 호주에서 스타 셰프가 된 루크 응우옌(Luke Nguyen)의 컴백은 베트남 사람들의 자부심과 함께 미식의 기준을 함께 높인 것 같다. ‘스트리트 푸드 킹’으로도 불리는 그는 아시아 국가들의 거리 음식에도 관심이 많은 셰프. 그렇게 로컬 음식과 서민 음식에 애정이 깊은 그가 운영하는 베트남 하우스는 1910년에 세워진 오래된 콜로니얼 스타일의 건물 안에 자리잡고 있다. 호찌민시에서 정말 맛있는 베트남 요리 한 끼를 즐기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 4인 가족이라면 1인당 4만5,000원의 예산으로 9가지의 베트남 요리를 차례대로 맛볼 수 있는 디너 세트가 있다. 연어가 들어간 페이퍼롤, 소고기와 연근을 섞은 샐러드, 바나나잎에 싸서 구운 생선 요리 등등 어느 하나 입에 맞지 않는 것이 없다. 터질 듯 배가 부르다면서도 분짜를 추가하는 패기를 작동시킨 것은 달고, 시고, 짜고, 맵기까지 한 시그니처 칵테일의 위력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