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
콜롬비아여행의 시작과 끝
한국에서 콜롬비아로의 여행은 쉽지 않은 길이다. 항공편으로 미국이나 멕시코 등을 이용하여 첫 발을 딛는 곳이 바로 수도 보고타이다. 이곳에서 간 비행으로 지친 몸을 잘 추슬러야 하고, 또 돌아가는 긴 비행을 준비해야 한다. 때문에 넉넉하지 않은 일정이라도 하루 이틀 정도는 반드시 보고타에 머무르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보고타에는 꽤 흥미로운 볼거리도, 맛봐야 할 음식도 많으니 어떻게 지낼지 걱정은 필요 없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간다.
보고타 황금박물관
Museo del Oro
엘도라도의 땅 콜롬비아에서 황금을 빼놓을 수는 없다. 보고타 황금박물관은 황금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빛나는 공간으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손꼽힌다. 1939년 설립된 이 박물관에는 3만 4천여 개의 금세공품과 2만여 개의 돌, 도자기, 보석 그리고 천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수많은 금세공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들은 독특한 양식을 나타내는 인면상들이다. 콜롬비아를 비롯한 남미 특유의 문화를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킴바야Quimbaya, 칼리마Calima, 타이로나Tayrona, 무이스카Muisca, 톨리마 Tolima 등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작은 세공품들을 용도에 따라 실제 사람의 형상에 장식해놓아 그 용도를 짐작할 수 있게 해놓은 모습도 흥미롭다. '황금의 땅'으로 잘 알려진 옛 신라의 황금 유물과 비교하며 살펴본다면 조금 더 알찬 시간이 된다. 주변에 여러 가지 콘셉트의 박물관들이 많으니 시간이 여유롭다면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보테로 박물관
Museo Botero
세계적으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보테로는 자신의 작품 123점과 개인적으로 수집해온 피카소, 달리, 샤갈, 미로 등의 조각과 그림 87점을 콜롬비아 공화국 은행에 기증했고 이곳에서 그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보고타의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인 라 칸델라리아La Candelaria 지구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에 볼거리들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무엇보다 남미에서 드문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은 보테로 박물관만의 특별한 선물.
볼리바르 광장 &
라 칸델라리아 역사지구
Plaza de Bolivar &
La Candelaria
콜롬비아의 어느 도시를 가던 만날 수 있는 이름이 있다. 라틴 아메리카 독립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볼리바르이다.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볼리바르 광장은 보고타 시내 중심에 위치한 널찍한 광장으로 콜롬비아 정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주변에는 의회와 대법원, 시청, 대통령궁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볼리바르 광장이 위치한 라 칸델라리아 역사지구에는 19세기 건축양식의 지붕과 식민시대 풍의 발코니가 남아있는 건축물들이 줄지어 있다. 과거 식민지 시절 총독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정원과 현관들 역시 잘 보존되어 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 역사지구에는 500여 개에 달하는 예술 관련 기관 및 단체, 박물관과 연구소, 극장, 도서관, 대학들이 밀집해 있어 콜롬비아의 어제와 오늘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팔로케마오 시장
Paloquemao
보고타의 서쪽에 위치한 팔로케마오 시장은 버려진 철도 위에 남겨진 오래된 창고를 개조하여 만든 시장이다. 보고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시장으로 이른 아침부터 물건을 사고파는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른 아침 시장 입구에는 노상에 앉아 아레빠와 커피 한 잔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식사거리가 기름에 튀겨져 노릇하게 익어가기도 하고 오븐에서 구워져 특유의 향을 풍기며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기도 한다. 팔로케마오는 두 가지로 특히 유명하다.
꽃과 과일. 콜롬비아를 채색하고 있는 눈부신 색의 비결이 그 두 가지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 흔히 꽃시장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많은 꽃들을 볼 수 있다. 꽃가게가 아닌, 길가에도 그리고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에도 꽃다발이 잔뜩 쌓여있다. 놓여 있는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 되어 버린 것은 과일도 마찬가지. 수많은 과일과 채소가 진열대에 놓은 모습은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그 종류도 너무도 다양해서 지나가며 하나씩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색깔마다 다른 맛을 내는 과일주스 역시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 난생 처음 보는 과일을 사서 한국으로 가져가는 상상은 결코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다.
안드레스 디씨
Andres DC
보고타 시민들이 보고타에 왔다면 반드시 들러야 한다고 소개하는 레스토랑. 안드레스 디씨는 그 입구에서부터 스페셜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화려한 입구 장식은 내부로 들어가 층이 하나씩 높아질 때마다 더욱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웬만한 갤러리나 전시공간도 울고 갈 정도의 세밀하고 럭셔리한 내부 장식은 엄청나다 말로 밖에 표현이 안 될 정도. 수많은 메뉴가 준비되지만 특히 스테이크가 맛있기로 유명한 집. 이따금 캐리비언의 해적 복장을 한 이들이 찾아와 깜짝쇼를 보여주기도 한다. 1층에는 이곳만의 독특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숍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에스꾸엘라 탈러 레스토랑
Escuela Taller Restaurant
안드레스 디씨가 보고타 최고의 현대식 레스토랑이라면 에스꾸엘라 탈러는 콜롬비아의 전통을 눈과 입으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레스토랑이라고 할 수 있다. 커다란 나무문을 열고 레스토랑 입구로 들어서면 나타나는 마당처럼 펼쳐진 내부 공간도 특이하지만, 곡선형의 계단 위 2층에 꾸며진 룸들은 클래식한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두툼한 수제버거와 우리나라의 돈가스와 거의 흡사한 요리 등 대부분의 요리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맛을 보여줘 콜롬비아의 첫 식사부터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인근에 대통령궁 등이 있어 식사 후에 잠시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