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가까워지는 길
북악스카이웨이
서울 종로구와 성북구의 허리를 아우르는 북악산.
그곳에 하늘과 가까운 길이 있다. 서울 속 비무장지대DMZ라 불리는 북악스카이웨이.
오랜 시간 뒤에 열린 하늘 길에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매력이 넘실거린다.
이 길이 처음 알려진 큰 사건.
1968년 ‘1·21사태’.
북한 공작원의 청와대 습격 사건으로
군사통제구역으로 통제된다.
41년 만에 개방된 이 길은,
전국의 수많은 테마 길 조성으로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창의문
서울 사소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지만,
고색함보단 알 수 없는 정겨움.
자색 노을인 자하紫霞가 많이 낀다고 하여
자하문이라 붙여진 애칭도 갖고 있다.
소문의 자색 노을은 아니지만 잔잔한 햇살을
벗 삼으니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윤동주를 만나다.
청운공원 초입에 자리한 하얀 건물.
버려진 물탱크와 수도장 시설은, 그를 기념하는 문학관으로 재탄생.
학창 시절 그는 하숙 생활을 하면서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별 헤는 밤, 자화상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길어 올렸다.
이곳의 언덕과 경치가 없었다면 그 작품들의 운명은 어땠을까?
시인의 언덕 끝에 위치한 북악스카이웨이 3교와 마주한다.
뒤로는 인왕산, 앞에는 북악산을 마주한 채, 북악스카이웨이가 곧게 펼쳐진다.
도로 너비가 그리 넓지 않은 구불구불한 이차선길.
자동차, 자전거, 인도가 모두 공존한다.
허나, 누구 하나 욕심내어 앞서가지 않는다.
점점 짧아지는 해의 길이에 다급할 때쯤, 팔각정에 다다른다.
북악산 정상에 위치한 팔각정은 이 길의 중간 지점이자 종점. 각자의 길로 오른 모든 이들이 섞여, 지는 해를 배웅한다.
이곳에서 보는 석양이 서울에서 최고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도 뜨겁게 지는 해를 위로한다.